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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생각

매화로 보는 이 시대의 꿈

by 전회장 2020. 3. 14.

 겨울 다음에 봄이 온다, 매년 봄마다 매화 소식이 들려왔다. 그중 순천 금전산 금둔사 납월홍매, 섣달에 피고 한겨울 눈 속에서 피니 설중매다. 사진으로 만나는 홍매였지만 이미 그곳은 봄이였다. 매화는 선비정신의 으뜸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매화의 별칭이 청객, 빙옥처사 등으로 불리니 사랑받을 이유도 다양하다.


 선비들은 매화를 통해 호연지기를 찾았다. 하나 그 꿈을 지켜가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던가.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보기 좋게 어긋나 꺾이고 부러진다. 이상과 현실은 때로는 외부의 힘 때문에 좌절되고, 때로는 자신의 부족함으로 반보되는 좌절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불가능한 꿈을 매화에 담아 이루고자 했고 지키고자 했다. 어쩌면 선비에게 매화는 체 게바라(쿠바의 혁명가 )의 ‘불가능한 꿈’과 같은 것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꾸며 살아가자는 그의 말처럼, 매화는 선비들이 가슴 속에 담은 불가능한 꿈이며 꿈속에서는 지금도 매화가 피고 있다.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 하고 소인은 동이불화이라 했다. 화이부동은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다르지만 서로를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지내는 것으로 조화를 뜻한다. 동이불화는 겉으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반목하는 겉과 속이 다른 격이다. 무튼 화이부동하면 서로 상생할 수 있다. 동이불화하면 애꿎은 다른 이들만 힘들어지고 피곤해한다. 큰인물들이 그러면 더더욱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게 될 수도 있다. 나하나, 가족, 회사의 일원으로 그러면 같이 망한다. 아니, 어쩌면 그 길로 가고있는지도 모른다. 꿈속의 매화는 어디있는지 아무도 찾아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망하는건 한 순간이며, 벼락 같이 망한다 한다, 하지만 잘되게 만들기는 공등탑을 만들며 수십년, 누군가에게는 일생일 수도 있다,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를 망하게 한다고 본인이 성공을 하는건 아니지만, 자본주의 에서는 번번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망하게 하는 데는 대놓고 훼방 놓으면 되고, 그냥 앞뒤 재지 않고 싸잡아 야단치면 되니 실력 따윈 필요 없다. 그래서 더 쉽게 악플과 공격을 하는거 같다. 하지만 누군가를 잘되게 하려면 실력, 객관적인 사고관이 필요하다. 실력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도 서로를 인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도 필요하고, 믿음을 전제한 꾸준한 비판도 필요하다. 그것이 서로 사는 길이다. 공존은 진실로 상대를 존중해야 하고, 배제의 습관을 버려야 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실천의지도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물론 대안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희망은 서로의 잘못을 수용할 때 품을 수 있다.

우리 선조들 선비 속에 있는 매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들과의 매화는 사뭇다르지만 같은 상징을 나타 내고 있는거 같다. 불가능한 꿈을 같이 걸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도 피어나는 매화로 봄날을 잘 맞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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